김용환 수출입은행장(오른쪽)과 블라디미르 드미트리에프 러시아 대외경제개발은행장이 13일 청와대에서 러시아 극동지역개발을 위한 공동 투.융자 플랫폼 양해각서(MOU)를 체결 하고 있다. |
러시아 극동개발을 비롯 한국 기업의 러시아 진출을 위한 한·러 두 나라간 금융협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한국수출입은행(www.koreaexim.go.kr 이하 '수은')은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러 양국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러시아 대외경제개발은행(VEB)과 러시아 극동지역개발을 위한 '공동 투·융자 플랫폼 구축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한·러 공동 투·융자 플랫폼'은 수은과 러시아 대외경제개발은행이 공동으로 발굴한 러시아 사업에 한국 기업이 투자하거나 수출할 때 금융을 지원하기 위한 두 은행간 협력시스템이다.
이날 두 은행이 맺은 양해각서는 러시아 특히 극동·시베리아 지역에서 에너지, 석유화학, 자원개발, 항공, 철도 등의 대형 개발 프로젝트를 발굴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고, 이들 사업에 양국 기업이 참여할 경우 총 10억달러 한도 내에서 공동으로 필요한 지분투자와 금융을 제공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두 나라를 대표하는 대외 정책금융기관이 실질적인 협력의 틀을 구축하는 약정을 맺음에 따라 러시아 정부가 추진 중인 총 3590억달러 규모의 장기 극동지역 개발사업에 우리 기업의 참여기회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극동 시베리아 지역은 석유, 가스, 석탄, 산림 등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인프라 기반이 매우 열악해 향후 지속적인 개발 수요가 예상된다.
특히 러시아가 지난해 WTO에 가입하고 극동개발부를 신설하는 등 러시아 투자환경 개선을 통한 투자 유치 활동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의 진출에 가속화가 붙을 전망이다.
이날 맺은 두 은행간 양해각서 체결은 지난 7월 서울에서 열린 '한·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 회의'에서 한국과 러시아가 극동 시베리아 개발에 폭넓게 협력하기로 합의한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에 앞서 수은은 같은 날 오전 여의도 수은 본점에서 러시아 최대 국영은행인 스베르뱅크(Sberbank)와도 러시아, 중앙아시아 등 유라시아 지역에 대한 15억달러 규모의 중장기 프로젝트 금융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이날 맺은 두 은행간 양해각서는 에너지·자원 개발 관련 플랜트 사업 분야에서 증가하고 있는 한국 기업의 중장기 수주 사업 지원을 위해 수은과 스베르뱅크간 전대금융 신용공여한도를 7억달러에서 15억달러로 크게 확대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전대(轉貸)금융이란 '빌린 돈을 다시 남에게 꿔주는 금융기법'으로, 수은이 외국 현지은행과 신용공여한도계약(Credit Line)을 체결하고 자금을 빌려주면, 현지은행은 이를 활용하여 다시 한국 물품을 수입하려는 현지기업에게 이 자금을 대출해주는 제도다.
해외지점이 없는 수은이 해외 현지은행을 지점처럼 활용하여 한국 기업의 수출 촉진 효과를 일으키는 수출금융의 일종으로, 현재 러시아 6개 은행과 15억달러의 전대금융계약을 체결·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