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료 거래로 20년 동안 수백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인쇄업자가 장기 비과세 보험으로 탈세를 하다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이 과정에서 '보험왕'으로 불리는 유명 보험설계사가 자금을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장기 비과세 보험에 가입해 탈세한 혐의로 모 인쇄업체 대표 이 모(69)씨와, 이 씨의 돈을 보험상품으로 관리하면서 6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S생명의 유명 보험설계사 예 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 씨는 20여년 동안 인쇄업체를 운영하면서 무자료 거래를 통해 500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S생보사 등의 보험상품에 분산 가입하는 수법으로 200억원 상당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씨의 불법자금 이동경로를 추적 하던 중 불법자금의 대부분을 국내 주요 생보사 2곳의 총 600여개 비과세 보험상품을 통해 분산 은닉했고, 예 씨 등을 통해 자금이 관리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 씨가 불법 조성한 500억 원 대부분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이 가운데 회삿돈 횡령37억 원에 대해서만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불법으로 조성한 비자금 등을 세무당국의 추적을 피할 수 있는 각종 비과세 보험상품으로 장기간 은닉했고, 특히 20여년간 이러한 불법 자금은닉 행위가 지속됐다는 점에서 향후 비과세 금융상품에 대한 세무당국의 보다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