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제일정(湖南第一亭)으로 알려진 전북 정읍시 태인면 피향정(보물 제289호) 연못에 연꽃이 만발했다. 이달 초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연못을 온통 붉게 물들였다. 은은한 향과 아름다운 자태로 유명한 피향정 연꽃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국에서 사진작가를 비롯 탐방객이 쇄도하고 있다.
연꽃은 진흙에서 자랐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깨끗한 속성으로 인해 예로부터 생명의 빛을 상징하며 군자의 꽃으로 일컬어 왔다. 특히 송나라 철학자 주돈이(1017∼1073)가 '애련설(愛蓮說)'에서 "연꽃은 속이 비어도 곧으며 향기가 멀수록 더욱더 맑기에 군자를 상징한다"고 소개했다.
신라말 고운 최치원 선생이 태산군수로 재직할 때 이곳 연못가를 거닐며 풍월을 읊었다고 전해지는 피향정은 창건 연대는 확실하지 않지만 현재의 건물은 조선 숙종 때인 1716년 태인현감 유근이 다시 고쳐 지은 것이다.
정읍시 관계자는 "피향정과 분홍빛 연꽃이 어우러진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며 "진흙 속에서도 고고한 자태를 자랑하는 연꽃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