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선 철도 중간 지점인 충북 영동의 시골 간이역들이 여행객들에게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영동역을 중간에 끼고 심천역, 황간역, 추풍령역이 추억을 회상시키는 낡은 시설물에 문화공간을 덧붙여 관광상품으로 재탄생되고 있다.
심천역은 지난 1934년 건립된 단층 목조건물로, 초록 기와지붕과 흰색 외벽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어린 시절 기억 속에만 자리한 동심을 만끽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다.
지난 2006년 근대 기간산업과 생활문화 흐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중요자료로 평가받아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전국의 50년 이상 역사(驛舍) 가운데 등록문화재는 이 역을 포함 12곳에 불과하다.
110년의 역사를 가진 황간역은 지역 향토 예술가와 손잡고 시와 음악이 있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문화체육부 '문화디자인 프로젝트'에 선정돼 국비 2억원을 지원받아 낡은 대합실과 역사 옆 통신시설로 활용했던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역사 대합실은 정겨운 시골 간이역 느낌이 나는 맞이방, 향토작가의 시화를 전시해놓은 사랑방, 역사 앞에는 상설공연 무대를 설치했다.
또 역 앞 무료로 빌려주는 '노란자전거'를 타고 인근 월류봉, 반야사 등 관광 명소를 페달로 둘러볼 수 있다.
추풍령역은 오래전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던 급수탑이 옛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철도 급수탑 중 유일하게 평면이 사각형으로, 지난 2003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군은 내년까지 이 급수탑 주변 4만9천600㎡에 기차를 주제로 공원을 꾸밀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낭만적인 여행을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영동의 간이역을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