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개장터에 자리 잡은 옥화네 주막에 어느 날 늙은 체장수 영감과 열대여섯 살 먹은 딸 계연이 찾아온다. 이튿날 체장수는 딸을 주막에 맡겨놓고 장사를 떠난다. 하룻저녁 놀다 간, 얼굴도 모르는 남사당패를 아버지로 둔 옥화는 그녀 역시 떠돌이 중으로부터 아들 성기를 낳는다. 할아버지에서 아버지로 이어진 역마살이 자신의 아들에게까지 대물림되는 것을 우려한 옥화는 아들을 쌍계사로 보낸 상태다. 그러던 성기가 절에서 내려오고 아들의 역마살을 잠재우고 싶은 옥화는 계연으로 하여금 성기의 시중을 들게 하면서 두 사람이 가까워지도록 애쓴다. 옥화의 바람대로 성기와 계연이 점점 가까워지던 어느 날 옥화는 계연의 귀 뒤에서 자신과 똑같은 검은 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하동·구례·쌍계사로 갈리는 화개장터를 배경으로 옥화와 성기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김동리(1913∼1995) 선생의 대표소설 '역마'가 무대에 오른다.

6일 하동군에 따르면 오는 12·13일 이틀간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마당극 전문극단 '큰들'이 소설 '역마'를 각색해 처음으로 무대연극을 시도한 초연 작품 '역마'를 무료 공연한다.

연극은 대물림되는 역마살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 가족의 이야기와 운명에 순응하는 한국인의 의식세계를 표현한 소설 '역마'를 통해 문학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서한샘·류연람·김혜경·이규희 등 극단배우 16명이 출연해 생동감 있는 연기로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진한 감동과 울림을 준다. 임경희·오세혁이 각색하고 송병갑·황선택이 연출했다.

'큰들' 관계자는 "'최참판댁 경사났네' 등 그동안의 작품은 선 굵은 연기와 관객과의 호흡을 중시했다면 이번 작품은 섬세한 감정와 내면연기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하동군 문화관광실 문화예술담당(055-880-2365), 큰들문화예술센터(055-742-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