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살펴 처방전을 발급하는 신기한 자판기가 나왔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조선희)은 13일부터 서울 시민청 ‘활짝라운지’에 시민들의 고단한 삶을 위무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마음약방'1호점 자판기를 설치해 연중 운영한다고 밝혔다.
'마음약방'은 시민들의 20가지 마음증상에 대해 휴식과 감동을 주는 시, 그림, 영화 등의 예술작품을 추천하거나 테마 지도, 비타민제 등 재미와 스토리가 있는 물품을 처방해 주는 자판기다.
휴대폰 없이 못사는 ‘유행성 스마트폰 중독’, 연애가 겁나는 ‘급성 연애세포 소멸증’ 등 '마음약방'의 20가지 증상들은 현대사회의 면면을 그대로 반영한다.
특히 ‘미래 막막증’, ‘꿈소멸증’, ‘노화자각증상’ 은 서울시 온라인 여론조사 채널(mVoting)이 시민 849명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증상들이다.
각각의 증상에는 문화예술 처방전이 발급된다. 목판화가 이철수 화백(그림처방 20점), 서울문화재단 조선희 대표이사(영화처방 18점), ‘아침편지’ 고도원 작가(메시지 처방 1점), 시인 김흥숙(시 처방 1점) 등이 참여한다.
실례로 온종일 졸리는 ‘습관성 만성피로’ 증상은 이철수 화백의 그림 '윤왕좌'(사진5)와 동아제약이 후원한 피로회복제, 서울의 힐링명소를 안내한 그림지도 등이 처방된다.
또 ‘노화자각증’은 조선희 대표가 추천한 영화 ‘어바웃타임’.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비롯, 활력 넘치는 시장을 소개하는 그림지도, 젊음을 되돌려주는 음식 처방이 내려진다.
이외에도 종근당, 올댓스토리, 아름다운커피가 후원한 물품처방과 댄스처방, 자가진단 처방 카드 등이 있다.
자판기 이용료(처방비)는 500원이며, 선물용 포장이 돼있어 외롭거나 힘들어하는 친구, 동료, 이웃들에게 자신의 처방을 더해 선물해도 좋다. 이용료 전액은 마음약방을 확산해 나가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재단 조선희 대표는 “시민청 '마음약방' 1호점을 시작으로, 유동인구 밀집지역 등에 2호점, 3호점 등 확산 운영할 예정”이라며 “위로의 물품 혹은 메시지로 동참을 희망하는 예술가와 기업의 참여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한편 13일 활짝라운지에서는 MBC 라디오 프로그램 ‘마음연구소’의 진행자 윤대현(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이끄는 '마음약방 콘서트'도 열린다.
콘서트 시작 전에 현장에서 시민들이 메모지에 사연을 적어 제출하면, 3-4건을 선정해 윤교수가 관객들과 사연을 나누고 처방을 내려줄 예정이다. 또 현악3중주 ‘벤지 앤 무파사’의 힐링 클래식 공연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