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치약, 실크화장품, 고막용 실크패치 등의 소재로 변신을 거듭했던 누에고치가 이번엔 세계 처음으로 치과용 차폐막 소재로 탈바꿈했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양호)은 강릉원주대학교와 차세대 바이오그린 공동 연구를 통해 누에고치로부터 치과용 차폐막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치과용 차폐막은 손상된 잇몸 조직의 회복을 위한 잇몸뼈 재생술이나 인공치아를 이식하는 임플란트 시술을 할 때 잇몸뼈의 양을 늘리기 위해 사용되는 막이다. 이 막은 잇몸뼈 재생에 방해되는 세포들이 치료 부위로 움직이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치과용 실크차폐막은 생체적합성과 안전성이 검증된 실크를 이용해 누에고치에서 차폐막에 알맞은 특수층을 분리해 치밀한 망사 형태를 갖는 사각모양의 얇은 막으로 제작했다.
이 실크차폐막은 잇몸뼈 재생에 방해되는 세포의 이동을 막는 차폐기능과 신생 뼈 형성을 위한 공간 유지 등 기본적인 역할뿐만 아니라 시판 중인 고어텍스 소재 차폐막보다는 8배, 콜라겐 소재 차폐막보다는 2배 정도 뛰어난 잇몸뼈 형성능력을 갖는다.
또 봉합 강도가 뛰어나 잘 찢어지지 않으며, 입안의 젖은 환경에서도 잇몸뼈가 재생될 때가지 그 물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제조공정도 단순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기존의 차폐막보다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선보일 수 있다.
농진청은 치과용 실크차폐막의 특허출원을 완료하고 실용화를 위해 산업체에 기술을 이전하는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 허가를 신청했다.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받은 후 제품 품목허가를 받으면 일반 치과병원에서도 조만간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농진청 잠사양봉소재과 조유영 박사는 “치과용 실크차폐막 개발로 기존의 값비싼 수입 차폐막을 대체할 수 있어 국민 건강 증진은 물론, 양잠농가의 소득 증대와 의료기기의 국산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