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4학년 여대생 다섯 명중 한 명은 재학기간 학내에서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성희롱 피해 학생의 66%는 ‘불쾌하지만 참았다’, ‘어찌할 바를 몰라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대답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보호장치가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베이몽키(www.surveymonkey.com)와 애드투페이퍼(www.add2paper.com)가 전국의 대학생 2,505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20%는 학내에서 성희롱을 목격하거나 경험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학년별로 피해 경험은 1학년 9.7%, 2학년 10.1%, 3학년 17.1%, 4학년 19.8%였다.
가해자 및 성희롱 발생장소는 '선배', '술집, 음식점'이 가장 주의해야 할 대상 및 장소로 꼽혔다.
가해자는 선배(68.7%), 동기(36.3%), 교수(17.0%), 후배(4.4%) 등이었고, 장소는 술집/음식점(52.7%), 도서관/강의실(29.5%), MT장소(24.5%), 동아리방(20.1%) 순이었다.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교수의 제자 성희롱과 관련, 교수가 가해자라는 응답은 4학년이 1학년보다 약 3배, 교수연구실에서 성희롱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약 2배 많았다. 이는 교수와 학생의 친밀도가 증가할수록 성희롱 노출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피해 학생들은 가장 흔한 성희롱 유형(복수응답)으로 음담패설이나 성차별적인 비하 발언을 반복하는 것(60.5%), 신체나 외모에 대해 성적인 비유나 평가를 일삼는 것(45.2%), 타인의 신체 특정 부위를 유심히 쳐다보거나 노골적으로 훑어보는 것(23.2%)을 꼽았다.
피해 학생은 또 2차 피해(복수응답)에도 노출 돼 있었다. 유형별로 '사람 만나는 것을 피하게 되었다’(39.1%), ‘일이나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다’(37.1%), ‘하소연 할 곳이 없어 너무나 막막하였다’(29.9%), ‘이 일이 남에게 알려질 까봐 겁이 난다’(25.0%) 등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냥 참거나, 친구와 상의하거나, 혼자 문제를 해결하려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학교상담소, 인권센터 등을 찾았다는 응답은 4.5%에 불과했다. 이는 2002년 여성부(현 여성가족부)의 ‘대학내 성희롱 실태’ 설문조사 때의 0.6%에 비하면 크게 증가했지만, 여전히 전체 건수를 놓고 보면 미미한 수준이다.
학내 성희롱 상담센터 인지도는 2002년 79.5%에 달했던 ‘모른다’ 혹은 ‘없다’는 응답비율이 이번 조사에서 68.1%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학내 성희롱 상담시스템에 대한 홍보와 교육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진행됐으며, 전체 응답자 2,505명 중 남학생 128명, 여학생 1708명이었고 나머지는 성별을 밝히기를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