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을 먹은 후 살이 쪘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때의 트라우마로 인해 한약을 처방받으면 '이 약 먹으면 살 안 쪄요?' 혹은 '이 약 먹고 살찌면 안 돼요!'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한약은 인체 오장 육부의 각 상태를 살펴 기능이 저하된 부분은 올려주고 기능이 항진된 부분은 내려줌으로써 음양기혈의 조화를 맞추는 목적이다.
그중 가장 기본이 되는 비위(脾胃)는 소화기계통의 기혈 균형을 맞추는 것부터 시작한다.
한약을 써서 소화기가 약한 환자의 소화, 흡수, 배출 기능을 좋게 만들어 주면 식욕이 좋아져 소화기관, 배설기관이 모두 호전된다. 그러면 없던 입맛이 생기거나 속이 편해지니 음식을 더 많이 먹어도 힘들지 않다.
입맛이 없던 환자가 식욕이 좋아지면 스스로 자제하지 못하고 많이 먹게 되거나 옆에 있는 식구들도 기분이 좋아져 자꾸 먹기를 부추기게 되고 그러다 보면 과식을 하게 되고 갑자기 살이 찔 수 있다.
이런 과정으로 인해 한약 때문에 살쪘다는 오해를 하게 된다. 소화 기능이 좋아졌다고 갑자기 음식을 많이 먹으면 탈이 난다. 입맛 없던 환자가 갑자기 소화 기능이 좋아지는 한약을 먹고 입맛이 좋아지더라도 예전에 먹던 음식량의 20% 정도까지만 더 먹어야 무리가 생기지 않는다.
입맛 없던 기병(氣病) 단계에서 식욕 항진의 혈병(血病)으로 바뀌어 버리기 때문에 다시 혈병을 치료하는 한약을 써야 할 수도 있다.
소화기 외 다른 문제로 한약을 먹고 살쪘다는 경우도 한약으로 우선 좋아진 소화기 상태나 신체 신진대사 상태를 과신하여 과식한 경우라고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