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단순히 대한민국 명소를 돌아다니며 여행 정보를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그 지역 고유의 옛이야기들까지 알려준다.
봉화 이몽룡의 생가 '계서당'이 그렇다.
‘춘향전’ 속 이몽룡의 실존인물인 성이성이 살던 고택 계서당은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의 성지나 다름없다. 남원이 이몽룡과 성춘향의 러브스토리 현장이라면 봉화는 그 발원지이기 때문이다.
이몽룡은 실제로 호남 암행어사로 내려간 성이성으로 ‘춘향전’이 등장하기보다 100년 전 인물이다.
성이성은 어느 날 어린 시절의 스승을 만나 광한루에서 밤새 회포를 푼다. 술잔을 기울이던 성이성은 옛 추억이 떠올라 춘향과 사랑을 나눈 이야기를 스승에게 털어 놓는다.
이야기를 들은 스승은 이를 바탕으로 글을 꾸민다. 성이성의 이름은 ‘이몽룡’으로, 그리고 춘향의 이름은 ‘성춘향’으로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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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숨은 이야기들을 저자가 흥미롭게 설명하고 전달해줘 명소가 가지는 의미가 색다르게 다가온다.
이 책은 총 40장으로 구성됐다.
40군데의 명소를 흥미롭고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전주 한옥마을, 남해 독일마을, 광양 매화마을에 이르기까지 전통마을에 숨어 있는 옛이야기를 소개한다.
또 예천 회룡포, 순천만, 부안 채석강, 단양 도담삼봉 등 우리나라의 비경을 담아냈다. 저자가 현지에서 찍은 방대한 양의 사진을 통해, 직접 그곳에 가지 않더라도 아름다운 풍경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영주 소수박물관, 공주 국립공주박물관, 논산 황산벌 백제군사박물관에선 저자가 직접 유물을 보고 난 뒤, 그에 얽힌 역사와 이야기들을 알려준다. 이름을 들어본 적은 있지만 자세히 알지는 못했던 유물과 유적에 대해 친근하고 재미있게 접근하도록 했다.
특히 현재까지 남아 있는 예천 삼강주막의 ‘벽체 외상장부’, 합천 황매산의 ‘순결바위’ 등 이채로운 이야기들을 담아내어 독자의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직접 발품을 팔아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내었기에 읽는 맛이 더 진하다. 지역에 정통한 전문가의 설명도 곁들여 객관적인 정보까지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