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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사 원지 발굴 현장. (사진 : 문화재청) |
사적 309호로 지정된 전북 남원 실상사 부근에서 대형 고려시대 정원 터가 발견됐다.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발굴조사를 하는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정안)는 실상사 담장 밖 일대를 발굴 조사한 결과, 양혜당과 보적당 건립부지에서 독특한 모습의 고려 시대 사찰 원지(苑池)를 온전한 상태로 확인했다.
또 연못을 중심으로 건물지 2동, 석렬(石列) 1기, 담장지 1기 등도 확인됐다.
아울러 연화문(蓮花文) 수막새, 초화문(草花文) 암막새, 실상사(實相寺)라는 명칭이 조각되어 있는 기와 조각 등 유물 80여 점도 함께 발굴됐다.
원지와 수로(水路) 시설은 다른 사찰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독특한 형태이다.
원지는 장축이 동서방향인 타원형에 가깝고, 바닥은 천석(川石, 강돌)을 편평하게 깔아 축조했다.
고려 시대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선종 가람에서 원지의 기능과 의미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유구로 판단된다.
특히 고려 시대 불화인 ‘관경16관변상도(觀經16觀變相圖)’에서 연지와 배수로가 확인되고 있어 고대 정원 연구에서 중요한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발굴조사 결과 확인된 유구와 유물의 처리·정비 방안 등에 대한 전문가 검토회의를 16일 가질 예정이다.
실상사 정원시설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