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중부 해안에서 승객과 승무원 831명을 태운 대형 여객선 1척이 화물선과 충돌하면서 침몰, 적어도 31명이 숨지고 171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필리핀 해경은 8월 16일 오후(현지시간) 여객선 '토머스 아퀴나스'호가 필리핀 세부 항 인근 해협에서 화물선과 충돌해 침몰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토마스아퀴나스호는 692인승이지만 831명을 태우고 운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해경은 " 많은 희생자 시신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침몰한 선체에서 잠수부들이 밤샘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며 인근 해상에 있던 어선의 도움을 받아 오전까지 629명을 구조했다고 전했다.
길이 138m의 '토머스 아퀴나스'호는 화물선과 충돌 후 불과 30분 만에 물밑으로 가라앉았으며, 화물선에는 선원 36명이 타고 있었는데 다행히 화물선은 가라앉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당국은 사고를 낸 여객선과 화물선의 선장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필리핀 한국대사관은 현지 해경에 확인한 결과 사고선박에 승선한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한편 7100여 개의 섬이 있는 필리핀에서 이 같은 여객선이 서민들의 주요한 교통수단 중 하나로, 과적문제, 허술한 안전 규정 등으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987년에는 마닐라 앞바다에서 여객선과 유조선이 부딪혀 4천300여 명이 숨졌고, 2008년에도 시부얀섬 인근에서 여객선이 태풍으로 침몰하면서 8백 명이 희생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