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이기적인 동기나 목적으로 아이를 데려간 경우 양육비 받을 수 없다"

 

 혼인이 파탄난 가정에서 가장 골치아픈 일은 양육 문제이다.

 양육은 아이들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부부는 마치 소유자처럼 아이들을 두고 극렬하게 대립하기 때문에 해결이 만만치 않다.

 아내는 몰래 아이를 데리고 가출한 후 남편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고, 남편은 그런 아내를 수소문하여 또다시 아이들을 되찾아오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그 과정에 가끔 폭력, 유괴 등이 발생되고, 아이들은 부모의 아귀다툼에 만신창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악순환을 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관련 법원의 원칙은 “일단 동의 없이 아이를 데려간 부모 일방이라도 상대방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 판례는 “아이를 데려간 일방이 이기적인 동기나 목적으로 아이를 데려갔거나,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등의 특별한 상황이라면 양육비를 청구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엄경천 변호사(법무법인 가족)는 “단순히 동의 없이 아이를 데려갔다는 사정만으로는 대법원 판례가 말하는 ‘아이를 데려간 일방이 이기적인 동기나 목적으로 아이를 데려갔거나,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등의 특별한 상황’으로 인정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앞선 사례는 이혼소송 진행중인 부부로서 아직 협의나 심판으로 양육자가 지정되지 않은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그런데 협의나 심판으로 양육자 지정된 경우, 즉 비양육자가 협의 등을 어기고 아이들을 양육한다면, 상대방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을까?

 협의나 심판으로 양육자가 지정된 경우에는 임의로 아이를 데리고 간 부모 일방은 상대방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이다.

 엄 변호사는 “부모 일방이 이미 양육자로 지정이 되었는데, 비양육자가 임의로 아이를 데려가 놓고 돈(양육비)을 달라는 것에 법원은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양육자가 아닌 부모가 아이를 양육하고 양육비도 받고 싶다면, 아이를 약탈할 것이 아니라 법원에 ’친권자 및 양육자 지정 변경 청구‘를 해 양육자로 지정받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다.